샤이니(SHINee) - 초록비
직관적인 이유로 이 노래를 골랐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이름이 ‘초록나무학교’여서요. 그리고 두 번째로, 아이들을 볼 때 이 가사가 생각이 많이 나요.
조금 떨리는 맘은 감추고
그냥 네 손만 꼭 잡고 달리고 싶어라
막 쏟아지는 초록비 속에 우린 더 싱그러워져
늘 아이 같던 철없기만 했던 내가 더 커버린 건 나를 믿어준
네 눈빛 하나, 한 번의 미소
그걸로 충분했다고
센터에서 아이들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우고 있습니다. 그 친구들과 함께하면 저도 새로워지고 성장하는 기분이 들어요. 표면적으로는…,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입장이지만요. 부디 아이들도 저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기를 바랍니다.
이곳에 있는 이유, 이곳이 있는 이유
스물둘이 된 지금까지도,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시시때때로 받곤 한다. 그 질문에 선생님이요, 하고 대답한 지 8년이나 흘렀다는 것을 최근에야 비로소 실감했다. 사범대로 진학하지 못하고 인문대에 와서 교직 이수를 하게 된 지금도, 여전히 나는 선생님을 꿈꾸고 있다. 기약 없는 나의 미래를 가늠해보다가, 정말로 내가 교사가 되고 싶은지 알고 싶어 무작정 집 근처 초록나무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간 것이 벌써 1년여 전 일이다.
초짜 선생님이었던 필자가 본 지역아동센터는 ‘일당백’이 되어야 하는 공간이었다.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아이들의 식사도, 공부도, 돌봄도 해결해주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 모두가 분주하게 움직였고, 필자 역시 그 분위기에 스며들 수밖에 없었다. 불행히도 여전히 필자는 센터에 대해 많은 부분을 모른다. 물론 처음에 센터에 왔을 때보다는 조금 더 능숙하게 아이들과 대화하고, 공부를 가르쳐주곤 하지만, 필자는 여전히 이 지역아동센터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아이들은 이곳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잘 알지 못한다. 아이들이 하나둘 모이는 시간에 필자도 센터에 도착하고, ‘프로그램’이라고 불리는 체험형 학습이 시작될 때 교육 봉사가 마무리되어 센터를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개월을 보내는 동안, 필자는 센터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지역아동센터에 와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이곳에 왜 왔냐는 질문이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선생님이 꿈이어서요, 하고 얼버무리곤 했다. 사실은 그냥요, 하고 싱겁게 대답할 때가 태반이었다. 그 질문을 속으로 되뇌다 보면 또 다른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은 어떤 공부를 하는 걸까? 어떤 부분에서 지역아동센터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가?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찾게 된다면, 필자가 지역아동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유를 좀 더 명확하게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공부방에서 지역아동센터까지
지역아동센터의 전신은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생겨난 공부방이다. 그동안은 경제 성장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공부방은 오랫동안 사회의 관심 바깥에 있었다. 정부에서는 시립·구립 공부방으로 전락시켜 공부방을 독서실로 운영하는 등 공부방 활동과 개념을 축소시키기도 하였지만, 1997년 말의 IMF 위기를 계기로 가족 해체 위기·가족 결식 문제 등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기 시작했고 공부방은 사회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 이후 공부방이 전국적으로 급속히 증가하면서, 아동의 빈곤 문제를 공론화하고자 하는 일부 공부방을 중심으로 공부방의 명칭과 기능을 ‘지역아동센터’로 변경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노력은 2004년 1월 29일 개정된 아동복지법에 의해 지역아동센터가 법정 아동복지시설 중의 하나가 되는 결실로 나타났다. 현재는 정부가 일정 기준을 갖춘 공부방과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 신고를 받아 신고필증을 교부한다. 1
아동복지법 제16조 11항에서는 지역아동센터를 “지역사회 아동의 보호ㆍ교육, 건전한 놀이와 오락의 제공, 보호자와 지역사회의 연계 등 아동의 건전육성을 위하여 종합적인 아동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지역아동센터의 역할 및 범위를 제시하고 있다. 지역사회 내 보호가 필요한 만 18세 미만의 모든 아동 가정에서 부모에 의한 보호와 양육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아동, 실직이나 빈곤 등으로 인해 가정 경제가 어려워 교육지원이 필요한 아동, 가족의 해체와 기능 상실로 도움이 필요한 아동이 그 대상이 되고 있다. 정리하자면, 지역아동센터는 아동복지법에 의거 설립되는 기관으로, 아동의 건전 육성을 위하여 종합적인 아동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을 뜻한다. 지역아동센터 이용 대상은 만 18세 미만의 아동이며, 공부뿐만 아니라 예체능 활동, 문화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 3
초록나무학교는
그렇다면 실제 현장에서는 어떠할까? 필자가 있는 초록나무학교는 양천구 신정4동에 있으며,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지역사회 아동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보호, 교육, 정서 지원, 지역사회의 연계 등의 통합적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기관이다.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곳에 계신 김효은 생활 복지사님께 인터뷰를 요청해보았다. 선생님은 아동의 전반적인 관리와 센터에 필요한 서류 업무를 담당한다. 뿐만 아니라 위기 아동을 발굴하고 아동과 상담하며, 필요한 경우 아동에게 복지연결을 해주기도 한다. 아동 선발 기준을 여쭈어보니, 취약계층 50%(한부모가정, 교육급여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조손가정)이 우선 대상자이고, 그다음 맞벌이 가정, 저학년 일반 아동 순으로 모집을 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센터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냐는 질문에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첫 번째로는 보호프로그램이 있다. 보호프로그램에서는 예절교육, 부적응 아동지도, 식사예절 및 안전지도를 한다. 아울러 센터에서 아동들의 건강검진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교육프로그램이 있다. 아이들의 일반적인 학습을 돕는 것뿐 아니라, 독서 활동을 지도하거나, 예체능 교육까지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 아동들의 욕구 조사를 반영하여 영어·음악·독서수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세 번째는 문화프로그램이다. 아동들을 위해 캠프를 열기도 하고, 공연이나 전시회를 보러 가기도 하며, 다같이 견학을 가기도 한다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으로 심리치료를 위한 상담을 진행하는 등 정서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분주한 센터의 초짜 선생님
이쯤에서 필자의 이야기를 살짝 덧붙여보도록 하겠다. 필자는 ‘금요일 선생님’이다. 금요일에 2시 반에 출근하여, 3시 반까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공부를 봐준다. 사실 공부보다는 입씨름이 반복되는 시간이다. 그 시간에 센터에 온다면, 공부하기 싫다는 아이들을 붙잡고 쩔쩔매는 필자를 볼 수 있는 것이다. 3시 반부터는 주로 무언가를 만드는 체험형 수업인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필자도 종이 인형을 만드는 프로그램에 얼결에 껴들어 프로그램 부자재를 받아온 적이 있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이런저런 색깔로 색칠한 자석 집게를 들고 와 자랑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기억이 난다. 이 시간에 필자는 자리를 옮겨 고학년(6학년) 여학생 수업을 도와주곤 한다. 주로 수학이나 과학, 사회 과목을 봐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거실에 모여 예비 사회복지사 선생님의 수업에 참여하기 때문에, 작은 방으로 이동해야 비교적 조용히 공부시킬 수 있다. 프로그램이 없는 날에는 4시 반까지 저학년 친구들과 계속해서 함께 있어야 한다. 이외에도 센터에는 정기적으로 피아노 선생님과 영어 선생님이 방문하셔서 아동들이 돌아가며 교육을 받곤 한다. 봉사자 선생님과 공부를 하고 있었더라도 피아노 선생님이 부르시면 아이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야 한다.
센터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간식도 잘 마련되어 있는 편이다. 센터장님께서 아이들의 식사에 많은 신경을 쓰고 계시는 것 같았다. 보통 피자나 빵이 준비되어 있고, 아이들이 각자 2개씩은 먹을 수 있는 듯했다. 아이들이 식사하는 모습까지는 지켜본 적 없지만, 식사를 준비하는 부엌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면 아이들은 이곳에서 끼니까지 해결하는 듯하다. 그리고 센터에서 건강검진을 진행할 때는 미리 신청서를 받는 것 같았다. 필자가 가르치던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투덜거리며 치과 진료 신청서를 복지사님께 적어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 19 탓인지 체험학습을 자주 나가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다만 공익으로 근무하시는 선생님들께서 저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4시쯤에 놀이터로 나가는 모습은 굉장히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런데 그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는 친구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경우에는 자원봉사자나 예비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 시간을 보낸다. 부족한 공부를 할 때도 있지만 보통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되어버리곤 한다. 또한, 아이들은 다함께 여름방학에 1박 2일로 캠프를 떠났다. 필자는 따라가진 못했지만, 캠프 설명회에 참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
난제: 자원봉사자의 입장에서
이렇게 1년여 동안 공부를 도와주다 보니, 몇 가지 생각이 들었다. 먼저 센터에서 공간 분리가 어렵다 보니, 아이들이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센터는 거실이 하나 있고, 부엌과 방 세 개가 있는 구조이다. 거실에 책상이 여러 개 있고, 그곳에서 보통 공부를 봐주곤 한다. 방 하나에서는 센터장님과 복지사님이 일하시고, 나머지 두 공간은 소수의 고학년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곤 한다. 우리 센터는 저학년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거실에서 거의 모든 아이가 모여 공부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는 아이들끼리 자꾸만 서로 장난을 치고 잡담을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게 된다. 비단 학생들의 떠드는 소리가 아니더라도, 다른 친구들을 봐주는 선생님들의 수업 내용이 아이들의 집중력을 흐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센터의 공간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종종 느끼곤 하지만, 센터 사정상 어려울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만 든다.
두 번째로, 영어나 피아노 등의 정규 수업 외의 학습 시간에는 자원봉사자의 역량에만 의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우선 선생님마다 잘할 수 있는 것이 다르며, 선생님의 경력에 따라 아이들에 대한 정보도 편차가 심해 통제에 어려움을 겪는 선생님들도 많다. 이는 일관된 학습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더욱 문제는 대부분의 자원봉사자 선생님들이 ‘봉사 시간을 채우기 위해’ 잠시 머무르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학생들과 라포를 형성하는 것 또한 교육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아이들이 특정 선생님과 친밀감을 느낄 때쯤 선생님이 센터를 떠나는 불상사가 자주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에 참여하기 전에 교육 시간이 따로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당장 필자의 경우만 해도,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두세 명의 아이들밖에 만날 수 없기에, 아이들 하나하나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 데에만 6개월이 걸렸다. 그래서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미리 전해 듣는다면 교육 봉사 활동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4
난제: 센터 운영자의 입장에서
한편, 실제로 센터 운영에 어떤 어려움이 있냐는 질문에 복지사님은 모자란 센터 운영비를 충당하기 위해 후원이 절실히 필요한데 후원자 모집이 잘되지 않는 점을 언급하며 안타까워했다. 덧붙여 코로나 전후로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여쭈어보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센터 운영 정책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모든 활동에 제약이 아무래도 많아졌기에 실내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계획이 대부분 수정되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 동안 아동들이 미디어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학습에 공백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고 역설하였다. 선생님은 아동들이 야외에서 뛰어놀아야 할 시기에 야외활동의 제약이 심각했었기에 아동들의 은둔생활이 고착화된 점, 나아가 이것이 학습의 편차의 원인이 됨에 우려를 표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역아동센터가 발전하기 위해 어떤 지원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현금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월세도 문제지만, 단발성 물품이나 선물 등의 지원이 아닌 장기적인 양질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현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다음으로는 아동들의 학습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기에 지속적인 자원봉사 선생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하였다.
인터뷰 이후 여러 자료를 찾아본 결과, 우리 센터뿐만 아니라 여러 센터에서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경기 하남의 한 지역아동센터의 하루를 밀착 취재한 기사를 통해 센터가 너무나 과중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곳의 선생님들 역시 ‘일당백’이 되어야 했다. 온종일 아이들 하나하나를 지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센터장님이 직접 아이들을 위해 식사를 마련하고,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이들의 집에 방문하여 깜짝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21시에 이벤트를 끝낸 선생님은 자정 넘도록 서류작업을 하고 퇴근한다. 5
한 선생님은 정부 입장에서 지역아동센터가 가장 가성비가 높은 기관이라고 인터뷰에서 언급했다. 그 어떤 곳보다 직접적인 교육과 돌봄을 제공하지만, 정작 정부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전국의 지역아동센터는 4천2백여 개로, 이 가운데 60% 이상을 민간이 맡아 운영하는데, 아이들에게 이용료를 받지 않다 보니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에 온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대부분 시설 이용 인원은 29명 이하로, 작년의 경우 규정상 월 570만 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여기서 선생님 2명의 임금과 외부 강사료 등 프로그램 운영비, 공과금을 모두 해결해야 하므로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30인 이상 시설은 월 780만 원을 받아 선생님 3명의 인건비와 나머지 비용을 내야 하니 더욱 빠듯한 형편이라고 한다. 정부가 주는 지원금 총액안에서 인건비와 운영비를 함께 해결해야 하니, 코로나로 일이 전보다 훨씬 고되졌어도 인건비를 많이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 2019년 기준으로 5년 경력의 센터 선생님들의 평균 임금은 최저 임금을 조금 넘는 190만 원 정도였고, 10년 정도 근무한 센터장도 한 달 월급이 평균 213만 원이다.
22년도에 지원금이 약 4%로 20만원 가량 늘었지만, 최저임금 인상률은 5%로 더 높아 외려 프로그램 비용이 줄어든 지자체도 많다고 한다. 그러니 영화 보기나 역사탐방처럼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문화체험 프로그램부터 사라지는 실정이다. 지자체에서 추가 운영비나 선생님 처우개선비를 주기도 하지만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발로 뛰어’ 후원금을 마련하는 선생님들도 많다고 한다. 한 선생님은 학교 선후배부터 시작해서 남편과 동생 등 가족들까지 ‘셀프 후원’을 한다고 전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찾는 아이들은 절반 이상이 저소득, 다문화, 한부모 가정 등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이다. 센터 예산이 부족해 아이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 비용이 줄고, 적은 임금 때문에 유능한 선생님들이 떠나면 돌봄의 질은 떨어지고, 피해는 아이들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인 것이다. 기자가 센터에서 만난 선생님들은 정부에 인건비와 운영비를 분리해서 지원하고, 기존 사회복지 인건비 지침을 적용해 센터 종사자들의 임금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야 할 일
초록나무학교 지역아동센터의 목표가 있냐는 질문에 복지사님은 학습의 편차를 줄일 수 있는 돌봄 기관이 되는 것을 언급하였다. 초록나무학교는 ‘학군지’인 목동 옆에 위치하고 있는데, 저소득 아동들은 학원을 이용할 수 없는 위기에 처해 있어 박탈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학부모 역시 학습에 대한 욕구가 가장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선생님은 아동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해 학습에 대한 지원을 더 많이 해주고 싶다고 소망을 밝혔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정부의 예산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터에서 발생하는 문제 대부분이 예산 때문에 발생한 경우가 많으며, 후원으로는 지속적인 지출을 감당할 수 없으므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일개 자원봉사자인 필자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이 없다. 복지사님처럼 큰 목표를 가지고 있지도 않다. 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은 알고 있다. 오늘도 ‘일당백’이 되어 분주히 움직이고 있을 지역아동센터에 계속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다. 아마도 필자는 다음 주도, 그다음 주도 같은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것이다. 글을 쓰고 더 멋진 사명을 찾아보려 했는데, 그보다는 지금처럼, 꾸준하게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당근주스
- 신미혜, ⟨지역아동센터의 의미와 과제⟩, 《은평시민신문》, 05.02.18. [본문으로]
- 윤혜순. ⟨지역아동센터의 효과분석을 위한 참여관찰 연구⟩, 《청소년시설환경》, 7권 4호, 한국청소년시설환경학회, 43쪽. [본문으로]
- 아동복지법 제52조 제8항. [본문으로]
- 상담이나 교육을 위한 전제로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이다. 상담, 치료, 교육 등은 특성상 상호협조가 중요한데, 라포는 이를 충족시켜주는 동인(動因)이 된다.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감정, 사고, 경험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감대 형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본문으로]
- 정혜인, ⟨지역아동센터는 어쩌다 가장 '가성비' 높은 돌봄기관이 됐나?⟩, 《MBC 뉴스》, 22.01.0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