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의무는 학생에게만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으나, 일반적으로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발맞추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배움’의 자세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평생교육’의 개념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인간의 교육이 가정, 학교, 사회에서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져야 한다는 교육관이다. 즉, 남녀노소 불문하고, 통상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형태의 공부인 앉아서 책을 펴는 것부터 새로운 생활양식을 습득하는 것까지 교육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된 것이다. 평생교육은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의 전반적인 발전과도 관련이 있다. 개인에게는 보편적 인권을 실현하는 수단이자 동시에 인권 그 자체이고, 사회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형성과 발전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정부의 역할과 더불어 종교 조직, 문화 동아리, 독서회, 취미 활동 조직, 노동조합, 시민사회의 자발적 노력들이 평생교육을 확대하면서 공동체적 연대 형성 또는 사회자본의 형성과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었다.[각주:1]


  평생교육은 1967년에 유네스코 성인 교육 회의에서 제창되었으며, 평생교육의 근간은 대한민국 헌법과 교육기본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헌법 제 31조 제5항에 따르면, ‘국가는 평생교육을 진흥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교육기본법 제3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언급한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 12월 14일에 평생교육법 개정이 공포되었으며, 국가평생진흥원이 개원되었다. 본고에서는 한국에서 평생교육이 등장하게 된 배경과 변화를 확인하고, 덧붙여 해외사례 역시 살펴보려 한다. 또한, 이에 따라 개개인의 발전을 넘어서 지역사회, 국가발전을 위한 평생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평생교육, 그 등장의 배경

 

  평생교육이 등장한 배경은 세 가지 정도로 말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급격한 사회의 발전이다. 산업화와 과학 기술의 끊임 없는 발전으로 직업의 종류, 통신 및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사람들의 가치관 또한 변화하고 개별화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삶의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단계에서는 갈등과 사회적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개인과
사회가 이러한 위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를 위한 교육의 장이 필요하다. 단순한 학습을 위한 교육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고 다양한 사람과 의 만남을 통해 삶의 가동범위를 넓히는 장(場)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배경은 정규 교육의 한계이다. 일정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주도의 교육은 직접적으로 다루는 지식과 정보가 굉장히 한정적이다. 지식과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정규 교육만으로 살아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배우고자 하는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학습을 하고자 하거나 정규 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것을 배우고자 할 때 평생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평생교육은 공교육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데, 이는 실제 일상생활과 분리된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공교육은 특정 연령대 위주인 경우가 많기에 교육의 대상이 제한적이다. 무엇보다 정규 교육조차 받지 못한 소외된 계층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는 데에 평생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발휘한다.

 

  세 번째 배경은 평균 수명 연장이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경제력이 성장하면서 노동 시간은 감소하고 자연스럽게 여가시간은 늘어나고 있다. 단적으로, 1995년 기준 기대수명은 73.8세였지만 2020년에는 83.4세로 9.6년이 증가하였다. [각주:2]고령사회인 한국은 앞으로 전체 국민 대비 노인의 비율이 늘어날 것이며, 이들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세대 간의 갈등을 완화하기 위해서 평생교육이 대단히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평생교육을 통한 다양한 기술습득은 노인들에게 제2의 직업을 가져다주어 자립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한다. 앞으로도 기대수명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므로 사회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평생교육은더욱 필요할 것이다.

 

 

한국 평생교육 변화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은 성인 교육에서 주목할 만한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고,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5차에 걸쳐 추진되면서 평생교육은 국가발전을 위한 교육체제로 바뀌었다. 또한, 평생교육은 지역사회개발, 산업발전, 인력충원과 인력개발로 확대되어 평생교육의 경제적 측면이 강조되었다. 광복 이후 우리나라 평생교육 정책은 1945~50년대에는 평생교육의 형성단계로서의 문맹퇴치 교육정책과 기술교육정책으로, 1960~70년대에는 정부 이니셔티브에 의한 성인 평생교육의 지속적인 추진으로서 인적자원 개발로, 지역사회 발전, 산업발전에 이르는 전국적인 국가개조 운동으로 변모하였으며, 1980~90년대에는 평생교육 건설을 위한 평생교육 기관 및 제도의 화대 정책과 인적자원개발 정책 등으로 확대되어 왔다.

 

  우리나라 국가정책 차원에서 이루어진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평생교육 정책은 1970년대의 새마을 교육을 시작으로 2000년 이후의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평생교육 활성화 사업인 ‘평생학습도시 조성사업’으로 이어졌다. 평생교육의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여 개인과 기업, 다양한 시민사회 조직들을 지원하고, 지식·기술·인력이 집적되는 경쟁과 협력의 기초단위인 ‘지역’의 자생력을 증대하기 위한 ‘학습지역’, ‘학습도시’ 등의 지역 인적자원개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1970년대의 새마을 교육과 같이 정부 주도의 전 방향성(Forward mapping approach) 정책 결정에 따른 평생교육이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평생교육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또한, 1999년에 제정된 ‘평생교육법’으로 인해 방송통신고등학교, 방송통신대학, 산업체부설특별학급, 개방대학 등과 같은 새로운 형식의 교육기관이 평생교육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등장했다.[각주:3]

 

 

한국의 평생교육제도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평생교육 버우처, 평생학습계좌제, 학점은행제, 독학학위제, 그 밖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 바우처는 학습자가 본인의 학습 요구에 따라 자율적으로 학습 활동을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학습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기초생활수급자, 법정차상위계층ㅜ 성인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한다. 지원 금액은 1인당 최대 35만원이며, 지원 횟수는 연 1회로 제한된다.

 

  평생학습계좌제는 국민의 다양한 학습 경험을 온라인 학습계좌에 누적·관리하고, 이를 학력·자격인정과 연계하거나 고용정보로 활용함으로써, 학습 이수 결과에 대한 사회적 인정 및 활용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이다. 학습자의 학습결과를 누적하여 증빙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학력 취득 연계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평생학습계좌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은 ‘평생학습계좌볍’, 영국은 ‘개인학습계좌제규정’을 제정하고 시행하고 있다. 다시말해, 전 세계으로 평생교육의 활용도를 높이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점은행제는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 및 자격을 학점으로 인정받고, 누적된 학점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학위취득이 가능한 제도이다.

 

  학점은행제는 학위를 취득하거나 전공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서 이용되기도 하지만, 최근에 시험 응시를 위한 자격요건 충족을 희망하는 경우에도 유용하게 활용된다. 과거 평생교육진흥원 학점은행센터 백은순 소장은 학점은행제와 관련된 논문에서 그것의 성과를 소개한 바 있다.[각주:4]그에 따르면 학점은행제는 고등교육기회를 제공한다. 기본적으로 학점은행제는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안된 제도이다. 학점은행제 학위 취득자는 대부분 성인학습자로, 이는 학점은행제가 성인의 고등교육기회 확대에 기여한다는 취지를 현실에서 성공시켰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학점은행제는 공교육과 사교육이라는 이분법을 극복하는 역할을 하였다. 학점은행제는 공교육과 사교육을 통한 학점을 대등하게 인정하고 있으며, 이는 공교육이냐 사교육이냐를 구분하지 않는 학점은행제의 학점인정 방식은 학습의 장소가 아닌 학습의 질이 중요하다는 평생학습의 이념에 기반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학학위제는 국가에서 실시하는 학위취득 시험에 합격한 독학자에게 학사학위를 수여함으로써 평생교육의 이념을 구현하고 개인의 자아실현과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이다. 그 밖의 지원 프로그램에는 성인문해 교육 지원, 검정고시 프로그램 운영지원, 학부모 자녀교육 역량 강화, 다문화 교육 활성화 지원 등이 있으며, 온라인을 이용한 학습체계도 마련되어 있다.

 

  이처럼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평생교육 운영의 큰 토대를 제공하지만 국민들이 실제로평생교육을 이용하는 곳은 각 지역사회시설이다. 그렇기에 각 지방단체의 역량이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어디에서나 개인의 삶에 유의미한 학습이 일어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단위의 학습환경 조성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학을 비롯한교육기관이 지역평생학습 촉진을 위해 평생학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는 있으나 실질적인 학습으로 연결하는 노하우가 부족한 지역의 기관 및 시설에 교육 프로그램과 인적, 물적 자원을 제고하는 등의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는 대학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 평생교육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역사회시설을 이용한 평생교육 운영에는 지역사회학교라는 용어가 도입된다. 지역사회학교란 지역사회교육의 프로그램이라는 다양한 형태로 구체화하여 실천할 수 있는 일련의 전달조직체계로, 기존의 학교시설을 개방하여 활용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학교를 평생교육 학습의 장으로 이용하는 것은 접근성의 관점에서 상당히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사회학교는 원래 교과의 지식을 체계적으로 교육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는 전통적 학교와 대비되는 것으로 1930년대 미국 미시간주 플린트시에서 학생들이 없는 시간에 학교시설을 지역사회에 개방하여 이용하도록 한 것이 시작이다. 우리나라는 1953년경부터 시작되었으며, 1961년에는 향토학교로, 1970년에는 온 마을 교육으로, 또 1978년에는 새마을 교육으로 그 이름이 바뀌면서 지역사회학교의 기능이 강조되었다. 즉, 지역사회학교는 주민 전체를 위한 교육적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으로서, 한편으로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봉사기관으로서의 존재적 의의가 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학교는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 모든 자원의 제반 내용과 상호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각주:5]또한, 지역사회학교는 지역주민의 학습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

 

 

해외 평생교육 사례: 영국의 평생교육과 독일의 계속교육

 

1) 영국에 부는 대안 교육의 바람[각주:6]


  영국에서 열풍인 대안 교육은 지식 전달자와 학습자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고, 학습자가 직접 참여하여 배워나가는 것이 큰 특징이다. 고등교육이 상품화, 스펙화, 엘리트화된 현상에 저항하는 데서 시작된 영국의 대안 교육은 2010~2011년 'Occupy', '아랍의 봄' 등 전 세계적인 반자본·민주주의 운동의 물결과 영국 정부의 대학 등록금 인상, 특정 분야 교수들의 연구비 삭감 등의 이슈가 생기며 운동에 탄력이 붙었다. 대안 교육운동은 일방향적인 지식전달이 아니라, 질문과 토론, 대화 중심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의 산물이었다.

 

  Tent City University는 말 그대로 '텐트'에서 하는 공부이다. 이들 단체는 'Occupy London' 시위를 위해 텐트 아래 모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학습 공동체이다.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사회활동가, 교수, 언론인이 워크숍을 열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이에 참여하였다. 시위가 중단되면서 프로그램도 중단되었지만, 관련 주제에 대해서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 받고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교육의 장이었다.

 

  U3A(The University of The Third Age) 역시 학습 공동체가 서로 가르침과 배움을 나누는, 각 지역에서 자립적,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자치단체이다. 다만 이들 구성원은 은퇴한 시니어라는 점이 다르다. 사회의 고령화가 가속되고 있는 요즘, U3A는 주목 받을 만한 교육 체계이다. U3A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 대신에 ‘코디네이터’라는 말을 사용한다. 회원들
중 특정 내용에 전문적인 지식을 확보하고 있는 회원이 코디네이터가 되어 수업을 진행하고, 돌아가면서 수업을 준비하므로, 지식전달자와 학습자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2) 시민을 위한 독일의 계속교육[각주:7]


  사람이 무언가를 배우려면 여유가 있어야 한다. 그 여유에는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경제적 여유, 교육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 그리고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심리적 여유가 있을 것이다. 의무교육을 모두 마친 성인에게는 이런 여유가 특히 중요하다.독일은 시민들이 교육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이러한 여유를 국가적으로 보장한다. 국가가 자녀수당과 보육비, 자녀의 대학교육까지 무료로 제공하고, 병이 들면 무상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터에서도 일정 기간 휴가와 노동자를 보호하는 다양한 제도, 막강한 노동조합이 있으니 독일 노동자들은 정당한 임금을 지급받고 충분한 휴식을 누린다. 일자리가
없더라도 독일 국민은 복지수당으로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복지지원이 근간이 되어, 시민들은 오로지 자신을 위한 배움에 관심을 기울일 수 있게 된다. 독일의 사례에서 복지를 통한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의 보장이 자기계발을 위한 여유를 제공하는 데에크게 기여함을 알 수 있다.


  독일은 자타가 공인하는 생활 스포츠 선진국이다. 이를 견인하는 것이 바로 스포츠클럽이다. 스포츠클럽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서 운영하며,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익적 조직으로, 독일에서는 약 9만 개의 스포츠클럽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클럽 운영에 필요한 예산 상당 부분을 지원하고, 운동시설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준다. 스포츠클럽은 전국에 고루 분포하고 있기에 접근성이 좋다. 시민들의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삶을 책임지는 스포츠클럽은 공공 도서관과 함께 독일 평생교육의 훌륭한 바탕이 된다.

 

  현재 독일에는 시민대학 938개가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은 이곳에서 일반 교육 기관보다훨씬 저렴한 비용에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다. 시민대학은 영리를 추구하지 않고, 재정 중 60%를 공적 지원금으로, 나머지 40%만 수강생이 부담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독일 시 민대학 중 가장 규모가 큰 뮌헨 시민대학에서는 연간 1만 4천 개 강좌가 개설되고, 상근인력이 약 234명(교육인력 100명, 행정인력 134명)에 달하며, 강사진 역시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독일 시민대학이 보이는 가장 큰 특징은 개방성이다. 시민대학은 모든사람에게 열려있다. 수강생이 어떤 사회계층에 속하는지, 수입이 얼마인지, 어떤 환경적·문화적 배경을 지녔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따라서 시민대학에서는 사로 다른, 혹은 적대적인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도 만날 기회가 생기고, 이러한 만남이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평생교육의 실태 및 개선방향


  2021년 한국의 성인 평생교육 참여율은 불과 30%로, 2018~2020년에는 참여율이 40%를 웃돌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그 비율이 뚝 떨어졌다. 참여율을 더 자세히 분석해보면, 여성(29.5%)보다는 남성(32%)의 평생학습 참여율이 높았고, 청년층(25~34세, 40.6%) 참여율이 노년층(65~79세, 19.2%)보다 21.4%포인트 더 높았다. 고소득층(월 평균가구소득 500만원 이상, 34.7%)이 저소득층(월 평균가구소득 150만원 미만, 17.6%)보다 17.1%포인트 높았다. 경제활동 상태별로는 취업자(34.4%)의 평생학습 참여가 가장 활발했지만 역시 전년(2020년) 대비 8.3%포인트 감소했다. 실업자(28.6%)와 비경제활동인구(18.1%)의 참여율은 더 크게 줄어 전년 대비 14.9%포인트, 13%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평생교육 참여율 감소에서 조사 대상 성인 중 23%는 ‘평생학습에 참여하고 싶었지만 참여하지 못했다’고 답했는데 그 이유로 29%는 코로나 19 영향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40% 정도가‘직정업무로 인한 시간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각주:8]


  위 통계자료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부분은 노년층 참여율보다 청년층 참여율이 2배 많다는 점, 저소득층 참여율보다 고소득층 참여율이 높다는 점, 실업자 참여율보다 취업자 참여율이 더 높다는 점이다. 평생교육은 모든 국민에게 열린 교육의 기회를 마련하고자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므로 교육환경이 열악한 사람들이 평생교육의 주된 학습자가 되어야 실질적으로 평등한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하지만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오히려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참여율이 더 낮음을 알 수 있으며, 새 직장을 구하기위해 실업자가 취업자보다 평생교육을 더욱 활발히 이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취업자의참여율이 더 높았다. 필자는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저조한 데에는 ‘평생교육 관련 정보 부족’ 혹은 ‘생계 유지로 인한 시간적 여유 부족’을 그 원인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한국의 평생교육이 취지에 걸맞게 잘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들게끔한다.


  원활한 평생교육의 운영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높은 개방성과 접근성이다. 우선 교육 시설과 같은 물리적인 것에 대한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역 행사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쉽게 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곳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정보취약계층에게도 평생교육에 관한 기회를 전달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평생교육의 대상을 넓히고 참여율을 높이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평생교육의 비용을 저렴하게 만들어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앞서 독일의 시민대학의 경우처럼, 시설의 수가 많고 프로그램이 다양한 것도 중요할 뿐 아니라 교육비용에 있어서 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평생교육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평생교육의 내용과 프로그램 구성도 굉장히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교육’이라고 하면, 선생님이 학생에게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평생교육은 다양한 지역민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어떤 주제나 문제에 대해 서로 의견을 개진하고, 이를 통해 삶의 시각을 확장하는 역할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영국의 평생교육처럼 모두가 참여하는 장(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유롭고 활발한 의견교류와 소통을 통해 개인의 사고 확장뿐만 아니라 지역문제해결, 더 나아가 국가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역민들이 평생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교육에 활발히 참여하기 위해서는 바쁜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자기발전과 학습의욕 고취를 위한 여유가 필요하다. 위 통계자료에서 평생교육 참여율 감소에 코로나19의 영향도 컸지만, 직장업무로 인한 시간적 여유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을 비추어보아, 평생교육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선이다. 부모생활로 인해 밤 늦은 시간에만수업이 가능한 사람들을 위한 야간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폭넓은 교육 대상자들을 위한 여건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 지역사회, 국가를 위한 평생교육

 

  사회가 지속적으로 변함에 따라 새로운 삶의 양식이 생겨나고, 이전과 다른 양상의 사회 문제가 나타난다. 정규 교육은 개정 절차와 과정이 복잡하기에, 사회의 변화속도를 따라잡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점에서 평생교육은 정규교육을 보완할 수 있으며, 교육대상을 전 국민으로 넓히는 역할을 한다. 평생교육은 대부분 지역 단위로 시행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는 여건이 형성되어야 한다. 접근성과 전문인력을 통한 교육을 위해 대학교를 비롯한 지역 교육기관을 지역민들에게 개방하고, 활발한 지원을 통해 질좋은 평생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노력이 각별히 필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또한, 평생교육에 관한 해외사례를 알아봄으로써, 일방적인 지식전달보다 선생과 학생의 구분없이 의견을 자유롭게 교류하는 영국의 평생교육과 교육의 접근성이 높고 교육 여건을 위해 많은 국가적 지원을 제공하는 독일의 계속교육의 사례를 제시하여 한국의 평생교육이 나아가야하는 방향성을 제시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한국 평생교육의 실태를 나타낸 통계자료의 분석을 통해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이 낮다는 점을 주요하게 살피며, 필자가 생각하는 한국 평생교육의 개선방향을 피력해보았다.

 

  초·중·고등학교 정규 교육의 단계를 밟은 후에 ‘교육’ 혹은 ‘배움’의 가치와 필요성을 잊어버리기 쉽다. 게다가 성인이 되면 이전에 비해, 자연스레 교육의 기회 또한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삶에 필요한 지식과 지혜를 모두 정규 교육에서 다루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그 내용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평생교육은 공교육이 놓치고 있는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가진다.또한, 평생교육에 대한 막연한 권장보다는 인생에서 ‘교육’내지는 ‘배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삶에서 교육의 의미를 강조하고 평생교육 참여를 독려하는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모든 이가 배움의 기회를얻고, 그러한 기회가 지역, 더 나아가 국가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길을 평생교육과 함께하길 고대한다.

 

 

 

윤슬

  1. 이병호, 최은수, <한국의 평생교육 정책과정 추이 분석에 관한 연구>, 《평생교육 · HRD 연구》 vol.5 No.3, 2009, 222면. [본문으로]
  2. KOSIS 국가통계포털, 「인구동향조사」, 2021,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INH_1B8000F_02&conn_path=I2, 2022.09.  [본문으로]
  3.  이병호, 최은수, <한국의 평생교육 정책과정 추이 분석에 관한 연구>, 《평생교육 · HRD 연구》 vol.5 No.3, 2009, 221면 [본문으로]
  4. 백은순, <학점은행제 성과분석>, 《Andragogy Today》 vol.38, 2008, 10-20면. [본문으로]
  5. 김향식, 최은수, <지역사회학교의 평생교육 실천적 함의: 지역사회 학교의 평생교육 활동 사례를 중심으로>, 《평생교육 · HRD 연구》 vol.5 no.1, 2009, p5-6. [본문으로]
  6. 대구광역시교육청,“[해외평생교육사례-2] 다양성의 나라, 영국의 평생교육”, https://blog.naver.com/dgeduon/221349343890, 2022. 08. [본문으로]
  7. 대구광역시교육청, “[해외 평생교육]-시민을 만드는 독일의 계속교육”, https://blog.naver.com/dgeduon/221367129407, 2022. 08. [본문으로]
  8. 이 호 준 , “ 코 로 나 1 9 여 파 로 성 인 평 생 교 육 참 여 율 4 0 % 에 서 3 0 % 로 ‘ 뚝 ’ ” , 경 향 신 문 ,2022.01.19.,https://www.khan.co.kr/national/education/article/20220119162800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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