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과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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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오면 가장 탐구해보고 싶었던 분야나 주제가 있으셨나요?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윤지: 교육학에 좀 관심이 많았어서,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왜 집중을 잘 못하는지 아니면 학교 내부의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교수법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교직이 제일 재미없어요. 방금 말은 못 들었던 걸로 해주세요. 
서현: 고전 문학사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통계가 재미가 있어서 ‘R’이라는 프로그램을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유민: 어학이었던 것 같아요. 어학 분야는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뭔가 알 수 있는 게 없었어서 그 부분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성현: 저는 그렇게 학술적인 사람은 아니라서(웃음). 아무래도 학교 현장에 나가게 된다면 학교 폭력이라든가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을 교사로서 어떻게 지원할까 하는 거. 어떻게 아이들과 라포를 형성할까, 그런 고민이 있었죠.


예서: 대학에 오면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를 좀 깊이 있게 알고 싶었어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 이 두 가지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하지, 이거를 대학교에서 알고 싶었는데... 글쎄요. 교수님이 딱 이렇게 명확하게 알려주시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봐서 스스로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잘 안 되고 있죠.



- 말씀해주신 분야 혹은 주제에 대해 탐구하는데 대학 교육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대학 교육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윤지: 교육학에 관련된 문제들은 사실 교직 들으면 이미 답이 거의 많이 정해져 있고, 교직에서 잘 설명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서현: 저는 대학 교육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통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1학기 때 경영 통계를 들으면서 교수님이 소개를 해주셔서 거든요. 관련해서 학교에 여러 수업들이 열려 서 방학때 발을 담가보는 중이고요. 저는 주로 수업을 활용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수업을 탐색하고 학기 시간표를 짜는 데에 제일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유민: 저번 학기에 스페인어학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어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그 수업에서 미니 연구를 진행을 했어요. 직접 연구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연구 방향이나 연구 방법을 선택하는 데 교수님의 조언을 구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피드백도 받으면서 좀 괜찮은 연구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현: 제가 교직 수업도 아직 없었고 실습도 2학년 때부터 나가는 거라서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지원을 활용한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따로 초등학교에 멘토링을 하면서 아이들과의 경험을 쌓고 관계 형성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긴 해요. 근데 학교는 큰 도움은 되지 못했어요.


예서: 대학교육이 도움은 되고 있지만, 내가 경험을 많이 해서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들을 수 있는 수업은 다 듣자는 생각으로 학과의 특성을 살려서 공간에 관련된 모든 수업을 들어보는 중이고요. 뮤지컬 동아리도 하고 있는데 코로나라서 아예 활동을 못하고 있으니까... 수업을 좀 많이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 대학에 입학한 후 수강한 수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이 있으신가요? 왜 가장 인상깊으셨나요?


윤지: 도스토예프스키[각주:1]와 톨스토이라는 수업이 인상깊어요. 제가 문학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빠져 있는 동안에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수준이 높아요. 수준 높은 서평들을 써주시고 그걸 하나하나 읽는 게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책을 진짜 진짜 열심히 읽고 서평을 써내고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 피드백 받고, 또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유민: 제일 인상 깊었던 거는 대학 글쓰기 2 인문학 글쓰기 수업이었어요. 교수님께서 진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라, 그걸 조건으로 걸으셨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과제로 글을 쓰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 수업에서는 내가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글이 뭔지를 고민을 처음 해보게 되어서... 그때 처음으로 글 쓰는 게 되게 재미있는 일일 수 있겠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 비대면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가장 이상적인 예는 무엇인가요?


서현: 우선, 교수님께서 지난 학기 강의를 재탕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교수님이 영상을 재탕하셨다는 걸 아는 순간 저도 이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겠다 하는 열의가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 수강여부가 학점에 영향을 꼭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틀어놓기만 하고 혼자 공부해도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수업은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성현: 실시간 강의에서 다들 마이크 끄고 카메라도 꺼요. 저도 딴 짓을 많이 하기 때문에 대면 수업처럼 강의식, 지식 전달식 수업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을 해서 차라리 학생들 간의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니면 거꾸로 수업처럼 미리 강의내용을 동영상으로 올려놓고 Zoom에서는 그걸 활용한 다른 활동을 진행하든지. 


예서: 이론 수업 같은 경우에는 비대면인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해요. 대면으로 하면 앞에 있는 애들은 잘 들리고 뒤에 있는 애들은 안 들리고 이런 문제가 있어서 이론 수업은 비대면이 괜찮을 것 같고, 실기나 시험은 대면이 병행되는 수업이 제일 이상적인 것 같아요.



- 대학교육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교육을 통해 무엇을 얻기를 기대하시나요? 


윤지: 저는 전문성을 얻었으면 좋겠다라는 거. 적어도 내가 그걸 전공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얻는 거. 그게 대학 교육에 바라는 바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적어도 그 분야에 관련해서 논문을 많이 읽어봤고 충분히 생각을 해봤고 그다음에 내가 그 분야에 있어서 내가 잘못 생각했을 때 피드백도 받아보고 또 남들도 피드백 해주는 그런 여러 번의 경험이 쌓이는 것 그런 것들을 했을 때 전공했다라고 어느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서현: 고등학교 때 생각한 대학 교육은 그 학문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수업을 들어보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유민: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거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대학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수업들을 들어볼 수 있고 나만의 관심사를 발전시킬 수도 있고, 또 다른 대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는 것 같고... 또 교수님들은 자기 분야에서 경지에 이르신 분들이니까 전문가와 바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성현: 대학교육은 진짜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거니까 어떤 영역에 대해서 정말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필요한 게 대학 교육이 아닌가. 그런데 교육대학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지식 역량을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아이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애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올바른 교육을 시킬 것인지, 그런 실습 현장에 대해 대비시키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예서: 저는 대학 교육의 역할이 한 차원 더 높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디자인이 또 흐름이 중요하고 트렌디하는 게 중요하니까 시대의 흐름을 잘 알려줄 수 있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코로나 시기에 대학 교육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역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윤지: 사회생활을 거의 못하고 있잖아요.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 내가 들어와서 선배들이나 동기들과 만나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은데 그것들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유민: 어느 정도는 수업을 통해서 충족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이번학기 우연히 겹강을 여러개 한 사람이 있었어요. 대면강의였으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비대면이라서 관계를 진전시키는 게 어려웠죠. 제가 글쓰기 수업 들었을 때 서로 글을 읽고 그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면서  엄청 개인적인 얘기들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주는 게 대학 차원에서 아니면 학생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서: 비대면 시기니까 대면 수업일 때보다 경험할 수 있는 게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생각해요. 학교도 다 규제를 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 등교하지 말라고 하고 그냥 막는 제스처가 많은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더 학생들이랑 같이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두세명씩의 소수 인원이라도 돌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커리큘럼을 함께 고민을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본인이 재학중인 학교에 한 마디를 한다면?


지윤: “나를 공부 좀 시켜라!” 제가 내가 등록금을 냈는데, 학생을 잘 공부시키는 것도 학교에 일인 건데 그런 거에 너무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요. 


서현: “잘하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잘하자.


유민: “지금처럼만 하자.” 저는 더 바랄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만족도가 높다기보다는 이 정도면 그래도 뭔가 하려고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성현: “대면 수업을 좀 해라.” 저희는 2년 동안 전면 비대면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까지 대면 수업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등록금 얼마 안 내긴 하지만 그래도 내고 있는데... 교생실습은 꼭 대면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예서: “등록금 내놔(웃음).” 아니면 “학생들과 동행합시다.” 학생이 있어야지 학교가 있는 건데 말이죠, 그 우선 관계를 학교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디자인과는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거의 다 유료예요. 학교 컴퓨터에는 다 설치가 되어 있어서 굳이 구매를 하지 않아도 학교에서 작업을 하면 됐었는데 이제 프로그램을 학교 컴퓨터를 못 하니까. 노트북도 사야 되고 프로그램들도 설치를 해야 되고 해서, 그런 부분들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네요.

 

 

우정

  1. 발간 후 수정 [본문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것들이 멈추었지만 대학교육은 멈추지 않았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대학 교육은 계속 나아가기 위한 방안을 강구했으며, 현재는 대부분의 대학이 비대면 교육을 택하고 있다. 비대면 교육에서 교수자와 학생들은 녹화 강의 혹은 실시간 강의 등을 통해 만나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학교육에 대한 기대를 한껏 품고 들어온 20학번과 21학번은 흔히 ‘코로나 학번’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과연 대학교육에 대한 이들의 기대는 잘 충족되고 있는가? 전공이 모두 다른 다섯 명의 20학번 21학번 학생들과 인터뷰를 한 결과, 이들은 대학교육에 대해 각자 나름대로의 아쉬움을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 발생 초기에는 대학교육을 비대면으로 전환하여 이어가는 것만으로도 각 대학에 충분히 버거운 일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충분한 시간이 지나 많은 인프라가 확충되고 새로운 변화가 자리잡은 지금, 대학의 임시방편식 대처는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은 대학교육의 질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 


  코로나 시기 대학교육의 수요자로서 ‘미개봉 중고’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는 다행이면서도 억울한 코로나 학번 20학번과 21학번의 이야기는 그동안 안쓰러운 토로로만 들려왔다. 그러나 이제는 비대면 대학교육의 핵심 수요자인 이들의 목소리를 더 구체적으로 듣고,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생산적인 노력이 이루어져야할 시기이다. 본 글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했다. ‘코로나 학번’의 목소리는 대학라이프를 즐기지 못하는 20대의 소소한 불만섞인 목소리로만 치부될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년, 어쩌면 더 오래 이어질 언택트 시기의 대학교육이 나아갈 방향성의 근거로서 귀기울여져야 한다. 

 

 

- 본인과 본인의 학과(학번)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해당 대학교와 학과를 지망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세요.


윤지: 저는 20학번이고요. S대학교 윤리교육과에 재학 중입니다. 윤리교육과는 윤리학이랑 교육학을 배우는 곳이고요. 여기에 오게 된 이유는 원래 교사가 되고 싶었는데, 윤리학이 재미있다고 느껴서 입니다.


서현: 저는 C대학교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경영학과의 21학번이고요. 해당 대학교와 학과를 지망한 이유는 성적을 맞추어서...(웃음)입니다. 

 

유민: 저는 S대학교 서어서문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고요, 저희 학과는 크게 세 가지 정도를 배우는 것 같아요. 하나는 언어에 관련된 거를 배우고 또 하나는 문학에 관련된 거, 그리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서 배웁니다. 고등학교 때 스페인어가 제일 재미있었던 과목이라서 이 학과를 지망하게 되었습니다.

 

성현: 저는 S대학교 윤리교육과 20학번이었다가 반수를 해서 S교육대학교 21학번이 되었어요. 미술교육과이긴 한데 크게 의미가 없는 분과 같은 거고, 저희는 그냥 다 초등교육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때부터 초등 교사가 꿈이었어요. 초등학교라는 건 우리가 처음 접하는 사회잖아요, 그곳에서 아이들한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초등 교사가 멋있는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교대에 입학했습니다.


예서: 저는 H대학교 20학번 산업디자인학과 학생이고요. 지금 목조형가구학과도 복수전공 준비 중이에요. 저는 공간이라는 키워드에 되게 관심이 많아요. 미술로서 인간의 본능적인 부분까지 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인간이 3차원 환경 속에서 살아가니까 똑같은 3차원의 형태의 미술이 인간에게 다가가기 제일 쉽겠다고 생각해서 공간 디자인을 선택했습니다. 

 


- 학기 중의 본인의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시나요?


윤지: 보통 학기 중에는 일어나서 아침 수업 먼저 듣고, 그다음에 점심 먹고, 시간이 남으면 운동을 하러 갔다 오고요. 복싱장에 가요. 거기 가서 그냥 유산소 운동도 하고. 바이크도 타고 복싱도 하고. 운동 갔다 와서 오후 줌(Zoom) 수업 듣고, 그다음에 스터디 카페 가서 과제하고 공부하고. 그러고 끝나요. 보통 항상 그렇게 살아요.


서현: 저는 1학기에 줌(Zoom) 실강이 없었어요. 다 그냥 녹강으로 일주일 안에만 들으면 되는 수업이어서 학기 중에 정말 늦게 일어나는 편이었어요. 한 점심 때쯤, 12시에 일어나서 집이나 카페에서 한 3시 정도까지 점심을 먹고, 그리고 녹화 강의를 듣고, 저녁에는 과외나 알바를 갔다가 와서 과제를 하고요. 그리고 그 외에는 저를 위한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특별한 건 없지만 일기를 많이 썼던 한 학기였던 것 같습니다.


유민: 일단 수업 시작하기 10분 전쯤 기상을 해서 졸린 채로 줌(Zoom)수업을 들어요. 그리고 점심을 먹는데, 수업 들으면서 먹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힘들어서 한 1시간 정도 그냥 밍기적 밍기적 쉬는 편이고. 그 후에 운동을 가거나 저녁을 먹고, 뭐 밤이 되면 과제를 한 10시 이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성현: 올해 1학기는 아침에 일어나서 실강을 듣고, 녹화 강의로 대체되면 거의 듣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냥 틀어만 놓고 놀러 나갔죠. 근데 실강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녹강이었죠. 그래서 거의 강의를 안 들었습니다.


예서: 저는 개강하면 비슷한 루틴으로 살았는데, 일단 전날에 아마 늦게 잤을 거야(웃음). 그래서 강의 시작 10분 전에 겨우 일어나서 솔직히 캠을 안 켜도 되는 수업이면 사실 졸면서 듣기도 하다가. 끝나면 약간 쉬다가 그때부터 새벽까지 과제를 하죠. 미대생들 이어서 약간 특징적인 문화는 새벽에도 웹엑스로 방을 파서 친구들과 같이 온라인 야작을 합니다. 



- 본인이 생각하는 대학교육은 무엇인가요? 대학교육이 어디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윤지: 대학 교육은 우선 내가 선택한 전공에 대해서 지식을 가르쳐주는 것도 있을 것 같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취업을 하거나 사회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정보가 필요할 텐데, 그게 대학을 매개로 이루어질 수 있는 거고, 그게 너무 절실하게 필요해서요.


서현: 제가 생각한 대학 교육은 고등학교의 교육보다는 좁은 범위인 것 같아요. 학생의 행동이나 생활에 대해서는 전혀 터치를 안 하잖아요. 대신에 학문적으로 의견을 교류한다는 점에서는 고등학교보다 훨씬 더 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민: 대학 교육 일단 기본적으로는 학문적인 소양을 쌓는 게 있을 것 같고, 그것 외에도 의사소통을 하거나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 기르는 것, 이런 것까지 포괄하는 것 같아요.


성현: 등록금에는 물론 수업료도 있겠지만 캠퍼스를 누리는 것에 대한 게 큰 것 같아요. 대학에서 다양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있잖아요. 동아리도 있고, 선후배 간의 친목도 있고, 다양한 행사들 축제 이런 것들도 다 우리가 등록금을 내면서 누릴 수 있는 권리에 포함되지 않나 싶어요. 그리고 교대같은 경우에는 교생실습도 있죠. 



- 대학에 입학하기 전, 대학 교육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무엇인가요? 대학 교육 전반적인 부분도 좋고, 본인의 전공에 관한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비대면 교육상황에서 그러한 기대가 충족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윤지: 제가 토론하는 걸 진짜 좋아하거든요. 어떤 주제에 대해서 서로 공부를 해와서 토론을 할 때 저는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그런 걸 많이 할 줄 알았거든요. 아니면 적어도 발언할 기회가 있고 교수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그런 환경을 좀 많이 기대했었어요. 그런데 전혀 못하고 있죠 안타깝게도. 우선은 줌에 너무 기술적인 한계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오디오가 겹치는 상황도 너무 많이 발생하고, 6명 이상 넘어가면 토론이 거의 불가능한 것 같아요. 점점 그냥 약간 수동적인 학습자가 되어가고 있어요. 제가 뭔가 지식을 축적하려고 공부하는 게 아니라 시험 잘 보려고 공부하고 있어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서현: 저는 교수님, 그 분야에 진짜 전공자라고 불리시는 분들이 하실 수업에 대한 기대가 좀 컸어요. 그리고 웬만큼 충족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질의 응답을 했을 때 전공 교수님들이 되게 딱 찝어주시더라고요. 


유민: 저는 어문과니까 외국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제일 기대했던 것 같아요.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과 만나서 얻게 되는 그런 인사이트 같은 것들도 기대했던 부분인 것 같네요. 그런데 완전히 충족되지는 못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활동할 수 있는 것 자체에 제약이 있다 보니까. 


성현: 고등학교 때는 정해진 시간표만 들을 수 있었잖아요. 대학을 오면 내가 원하는 수업을 골라서 교양 수업을 골라서 고등학교 때보다는 깊게 배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었어요. 그리고 대학 생활 전반에서 고등학교 때보다 훨씬 큰 자유를 누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그리고 저는 교대니까 대면 실습에서 애들을 만나는 걸 기대했었죠. 그런데 아무래도 비대면이니까 학교를 갈 일이 없잖아요. 본교 친구들이랑만 만나고 그런 건 아쉽죠. 놀러 나가야 되는데 비대면이라서 동아리 같은 것도 잘 못하고 선후배들이랑도 못 만나고... 실습도 비대면으로 하고 있거든요. 직접 만나지 못하니까 아쉽죠.


예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약간 미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학교에서 밤 세워서 작업하는 거예요. 친구들하고 밤 새면서 해 뜨는 것도 같이 보면서 작업하고. 그런데 그거를 코로나 진짜 어쩔 수 없이 못 했죠. 다른 친구의 작업을 보는 것도 기대했어요. 대면을 하면 자연스럽게 그 친구가 하는 프로세스를 지켜볼 수가 있었을 텐데, 이런 게 온라인으로 하면 덜 집중하게 되니까 아쉽죠. 그리고 학과 전용 작업 공간이랑 각종 시설들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되게 아쉬워요. 1학기에 목조형 가구학과 수업을 들었는데 나무를 톱질을 하는 수업이었어요. 톱질을 해야하는데 학교에서 오지 말라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베란다에서 했어요. 베란다 완전 난장판되고. 그런데 베란다도 없는 친구는 침대에다가 비닐을 덮어놓고 톱질하고. 먼지가 진짜 어마무시하게 많이 나와서 수업 한 번 하고 대청소하고 한 번하고 수업하고 대청소하고 이런 삶을 살았다고 하더라고요. 

 


- 입학 전, 대학 교육이 고등학교 교육과 가장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입학 후에 실제로 경험한 대학 교육이 고등학교 교육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인 것 같나요?


윤지: 글쓰기가 정말 많아졌어요. 고등학교 때는 평가가 거의 다 암기해서 푸는 지필고사였단 말이에요, 그런데 대학에서는 제 생각을 물어보는 과제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제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없었거든요. 그냥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지 간에 그냥 이게 답이니까. 그런데 윤리교육과에서는 과제 같은 거는 제가 생각해서 쓸 일이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시험은 외워서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본인의 생각을 서술하는 경우도 꽤 있었고 그런 게 너무 좋았어요, 저는 그런 걸 기대하기도 했고. 제 생각을 물어보는 게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 와서 재미있었어요.


서현: 가장 다를 거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학습방식에 있어서 시험에 대한 부담없이 내 전공에 내가 듣고 싶어 하는 과목의 교수님들 수업을 듣는다는 거. 그런데 녹강으로 들으니 막상 그런 부분에서의 다른 점은 특별하게 느끼지 못했던 것 같아요.


유민: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는 듣고 싶은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거. 저는 어문 계열 과에 있지만 문학에 별로 관심이 없는데 그래서 문학 수업은 듣지 않고 내가 관심이 많은 분야에 수업만 들을 수 있지 않을까하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맞는 말인 것 같긴 한데, 생각보다는 해야 하는 게 많은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성현: 고등학교 때는 시간표가 정해져 있었는데 대학교 오면 내가 원하는 시간표를 구성할 수 있다는 걸 기대했죠. S대에서는 그래도 교양이 되게 많잖아요. 교양이 되게 많고 그래도 재밌는 수업도 좀 있었는데, 아무래도 교대는 교양의 수도 많지 않고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아무래도 적죠. 


예서: 가장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은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거. 더 수준 높은 강의 수준 높은 피드백 이런 게 당연히 기대가 됐어요. 입시 미술을 생각을 하자면 틀이 굉장히 딱 정해져 있단 말이에요.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어요. 입시미술은 문법이랑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대학에서는 자율성을 표출하고 싶다는 기대를 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대학 입학 후에 아예 비대면이었으니까 다른 거를 사실 별로 못 느꼈어요. 강의 듣고 과제 하고 그피드백 받고 수업 받고, 이게 고등학교랑 되게 비슷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이랑도 항상 “우리 아직 고등학교 졸업 안 한 것 같은데” 이런 얘기를 많이 했어요.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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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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