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과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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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오면 가장 탐구해보고 싶었던 분야나 주제가 있으셨나요? 있다면 이야기해주세요.


윤지: 교육학에 좀 관심이 많았어서, 교실 안에서 학생들이 왜 집중을 잘 못하는지 아니면 학교 내부의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교수법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공부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교직이 제일 재미없어요. 방금 말은 못 들었던 걸로 해주세요. 
서현: 고전 문학사에 대해서 배워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통계가 재미가 있어서 ‘R’이라는 프로그램을 조금씩 배우고 있어요. 


유민: 어학이었던 것 같아요. 어학 분야는 고등학교 수준에서는 뭔가 알 수 있는 게 없었어서 그 부분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성현: 저는 그렇게 학술적인 사람은 아니라서(웃음). 아무래도 학교 현장에 나가게 된다면 학교 폭력이라든가 학교에 부적응하는 학생들을 교사로서 어떻게 지원할까 하는 거. 어떻게 아이들과 라포를 형성할까, 그런 고민이 있었죠.


예서: 대학에 오면 예술과 디자인의 차이를 좀 깊이 있게 알고 싶었어요.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 이 두 가지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야 하지, 이거를 대학교에서 알고 싶었는데... 글쎄요. 교수님이 딱 이렇게 명확하게 알려주시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해보고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 봐서 스스로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잘 안 되고 있죠.



- 말씀해주신 분야 혹은 주제에 대해 탐구하는데 대학 교육이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대학 교육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가요?


윤지: 교육학에 관련된 문제들은 사실 교직 들으면 이미 답이 거의 많이 정해져 있고, 교직에서 잘 설명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아요. 


서현: 저는 대학 교육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통계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1학기 때 경영 통계를 들으면서 교수님이 소개를 해주셔서 거든요. 관련해서 학교에 여러 수업들이 열려 서 방학때 발을 담가보는 중이고요. 저는 주로 수업을 활용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원하는 수업을 탐색하고 학기 시간표를 짜는 데에 제일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유민: 저번 학기에 스페인어학개론 수업을 들으면서 어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그 수업에서 미니 연구를 진행을 했어요. 직접 연구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연구 방향이나 연구 방법을 선택하는 데 교수님의 조언을 구하거나 다른 학생들의 피드백도 받으면서 좀 괜찮은 연구를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성현: 제가 교직 수업도 아직 없었고 실습도 2학년 때부터 나가는 거라서 학교 측에서 제공하는 지원을 활용한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따로 초등학교에 멘토링을 하면서 아이들과의 경험을 쌓고 관계 형성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긴 해요. 근데 학교는 큰 도움은 되지 못했어요.


예서: 대학교육이 도움은 되고 있지만, 내가 경험을 많이 해서 깨달아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들을 수 있는 수업은 다 듣자는 생각으로 학과의 특성을 살려서 공간에 관련된 모든 수업을 들어보는 중이고요. 뮤지컬 동아리도 하고 있는데 코로나라서 아예 활동을 못하고 있으니까... 수업을 좀 많이 활용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 대학에 입학한 후 수강한 수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이 있으신가요? 왜 가장 인상깊으셨나요?


윤지: 도스토예프스키[각주:1]와 톨스토이라는 수업이 인상깊어요. 제가 문학을 정말 좋아하는데 거기에 빠져 있는 동안에 정말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는 참여하는 사람들이 정말 수준이 높아요. 수준 높은 서평들을 써주시고 그걸 하나하나 읽는 게 너무 재미있었거든요. 책을 진짜 진짜 열심히 읽고 서평을 써내고 그걸 다른 사람들한테 피드백 받고, 또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는 게 너무 재미있었어요.


유민: 제일 인상 깊었던 거는 대학 글쓰기 2 인문학 글쓰기 수업이었어요. 교수님께서 진짜 쓰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글을 써라, 그걸 조건으로 걸으셨어요. 저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과제로 글을 쓰면서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본 적은 없는 것 같은데, 그 수업에서는 내가 재미있게 쓸 수 있는 글이 뭔지를 고민을 처음 해보게 되어서... 그때 처음으로 글 쓰는 게 되게 재미있는 일일 수 있겠다는 걸 느꼈던 것 같아요.



- 비대면 수업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의 가장 이상적인 예는 무엇인가요?


서현: 우선, 교수님께서 지난 학기 강의를 재탕하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교수님이 영상을 재탕하셨다는 걸 아는 순간 저도 이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겠다 하는 열의가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 수강여부가 학점에 영향을 꼭 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틀어놓기만 하고 혼자 공부해도 시험을 잘 볼 수 있는 수업은 좀 별로인 것 같아요. 


성현: 실시간 강의에서 다들 마이크 끄고 카메라도 꺼요. 저도 딴 짓을 많이 하기 때문에 대면 수업처럼 강의식, 지식 전달식 수업은 비효율적이라고 생각을 해서 차라리 학생들 간의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요. 아니면 거꾸로 수업처럼 미리 강의내용을 동영상으로 올려놓고 Zoom에서는 그걸 활용한 다른 활동을 진행하든지. 


예서: 이론 수업 같은 경우에는 비대면인 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해요. 대면으로 하면 앞에 있는 애들은 잘 들리고 뒤에 있는 애들은 안 들리고 이런 문제가 있어서 이론 수업은 비대면이 괜찮을 것 같고, 실기나 시험은 대면이 병행되는 수업이 제일 이상적인 것 같아요.



- 대학교육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대학교육을 통해 무엇을 얻기를 기대하시나요? 


윤지: 저는 전문성을 얻었으면 좋겠다라는 거. 적어도 내가 그걸 전공했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얻는 거. 그게 대학 교육에 바라는 바인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을 하자면 적어도 그 분야에 관련해서 논문을 많이 읽어봤고 충분히 생각을 해봤고 그다음에 내가 그 분야에 있어서 내가 잘못 생각했을 때 피드백도 받아보고 또 남들도 피드백 해주는 그런 여러 번의 경험이 쌓이는 것 그런 것들을 했을 때 전공했다라고 어느 정도는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서현: 고등학교 때 생각한 대학 교육은 그 학문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대학에 와서 수업을 들어보니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유민: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거가 제일 큰 것 같아요. 대학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수업들을 들어볼 수 있고 나만의 관심사를 발전시킬 수도 있고, 또 다른 대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될 수도 있는 것 같고... 또 교수님들은 자기 분야에서 경지에 이르신 분들이니까 전문가와 바로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성현: 대학교육은 진짜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거니까 어떤 영역에 대해서 정말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필요한 게 대학 교육이 아닌가. 그런데 교육대학의 경우에는 학생들의 지식 역량을 키우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학생들이 어떻게 아이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애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아이들에게 어떻게 올바른 교육을 시킬 것인지, 그런 실습 현장에 대해 대비시키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을 했습니다


예서: 저는 대학 교육의 역할이 한 차원 더 높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그런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디자인이 또 흐름이 중요하고 트렌디하는 게 중요하니까 시대의 흐름을 잘 알려줄 수 있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 것 같아요. 



- 코로나 시기에 대학 교육은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 역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윤지: 사회생활을 거의 못하고 있잖아요.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 내가 들어와서 선배들이나 동기들과 만나서 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은데 그것들을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유민: 어느 정도는 수업을 통해서 충족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다양한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이번학기 우연히 겹강을 여러개 한 사람이 있었어요. 대면강의였으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비대면이라서 관계를 진전시키는 게 어려웠죠. 제가 글쓰기 수업 들었을 때 서로 글을 읽고 그거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면서  엄청 개인적인 얘기들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게 되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벤트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주는 게 대학 차원에서 아니면 학생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예서: 비대면 시기니까 대면 수업일 때보다 경험할 수 있는 게 확실히 줄어들었다고 생각해요. 학교도 다 규제를 하고 학생들에게 학교에 등교하지 말라고 하고 그냥 막는 제스처가 많은데, 그렇게 하기보다는 더 학생들이랑 같이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어요. 두세명씩의 소수 인원이라도 돌아가면서 만날 수 있는 그런 커리큘럼을 함께 고민을 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본인이 재학중인 학교에 한 마디를 한다면?


지윤: “나를 공부 좀 시켜라!” 제가 내가 등록금을 냈는데, 학생을 잘 공부시키는 것도 학교에 일인 건데 그런 거에 너무 관심이 없어 보이는 것 같아요. 


서현: “잘하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잘하자.


유민: “지금처럼만 하자.” 저는 더 바랄 딱히 없는 것 같아요. 만족도가 높다기보다는 이 정도면 그래도 뭔가 하려고 하고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성현: “대면 수업을 좀 해라.” 저희는 2년 동안 전면 비대면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까지 대면 수업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등록금 얼마 안 내긴 하지만 그래도 내고 있는데... 교생실습은 꼭 대면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예서: “등록금 내놔(웃음).” 아니면 “학생들과 동행합시다.” 학생이 있어야지 학교가 있는 건데 말이죠, 그 우선 관계를 학교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디자인과는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거의 다 유료예요. 학교 컴퓨터에는 다 설치가 되어 있어서 굳이 구매를 하지 않아도 학교에서 작업을 하면 됐었는데 이제 프로그램을 학교 컴퓨터를 못 하니까. 노트북도 사야 되고 프로그램들도 설치를 해야 되고 해서, 그런 부분들도 지원해줬으면 좋겠네요.

 

 

우정

  1. 발간 후 수정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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