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학력주의 사회이다. 학력주의 사회란, 학력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결정하는 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인식이 공유되는 사회로 정의된다. 학력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격렬한 입시경쟁이 일상화되며, 입학시험에 의해 획득된 학력은 개인의 속성이 되고 신분이 되어 사회생활의 구석구석까지 지배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학력이 사회계급을 결정한다고 여겨지는 사회에서, 높은 학벌이 계층이동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여기는 부모들과, 좋은 대학이 미래를 보장해준다고 세뇌받아 온 중·고등학생들이 대학 입시 제도에 지나치리만큼 거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의 대학입학전형은 크게 정시와 수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대입 전형에서 정시와 수시의 비중은 2002학년도 약 7 대 3 에서 2020학년도 약 3 대 7 로 불과 18년 만에 수시 비중이 정시 비중을 완전히 역전했다. 그러나 최근 뉴스에 오르내리는 유명인사 자녀의 논문 공동저자 특혜 사례, 그리고 부정입학 사례는 수시 전형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있다. 이에 대입에서 수시 비중을 축소하고 정시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실제로 2021학년도 입학전형에서 정시 비중은 전년도보다 0.3%포인트 증가했다(박보라, 2019). 0.3%포인트는 미미한 수치일 수 있으나, 중요한 것은 정시 비중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데에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것이 실제로 대입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만일 공정성에 대한 요구가 입시정책의 방향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라면, 이러한 변화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공정성은 분명 중요한 가치이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분야의 본질적인 부분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만큼 최우선의 가치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명목으로 정시의 비중을 확대하고 수시의 비중을 축소하기에는 수시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 가치가 크다. 교육적 본래적 가치를 경시한 채로 정시확대를 주장한다면 이는 교육의 수단적인 가치만을 강조하는 것일 뿐, 대한민국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이 글에서는 먼저 공정성 담론에 입각하여 정시와 수시를 살펴본 후, 입시제도에 대한 논의에서 공정성 담론이 놓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대한민국의 대입 전형은 수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함을 역설하고자 한다.
1) 정시는 공정한가?
정시가 공정하다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정시 확대에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된 근거는 정시가 수시에 비해 더 공정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수시는 교수자 혹은 입학사정관에게 평가가 맡겨지기 때문에 평가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비교과 활동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학교별 편차가 심해서 공정하지 않다. 반면 정시는 온전히 수능 점수에 입각한 정량적 평가로 이루어지며, 평가의 기준 또한 특정 주체에 맡겨져 있지 않기 때문에 공정하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타당한 이야기이다. 정시는 공정해 보이기 쉽다. 그러나 정시가 공정하다는 주장은 수능 시험 점수가 나온 이후의 상황에만 집중하고, 수능 점수를 받기 이전까지의 상황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한 요소들을 지목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 다수의 연구가 수능을 치르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공정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기혜·최윤진(2016: 16쪽)에 따르면 부모의 교육수준 등 배경이 좋을수록 수시보다 정시를 통해 진학한 학생이 많았고, 특목고 출신 학생의 정시 진학률은 70.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문정주·최율(2019: 25쪽)의 논문에서는 사회적 상층일수록 학생부종합전형보다 정시전형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 학종을 '금수저 전형'으로 치부하는 비판적 담론과 배치된다고 분석하였다. 이는 높은 수능 점수를 받는 것이 학생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부모의 재력이나 교육수준 등의 영향을 강하게 받음을 보여준다. 굳이 이러한 학술논문이 아니더라도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교 3학년으로 살아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대치동 일타 강사’의 현강을 듣고 양질의 자료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돈이 투자되어야 하는지. 이러한 영향을 무시하고 수능 이후의 상황만을 근거로 정시 전형의 공정함을 피력하는 것은 실질적인 기회의 공정성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를 통해 수시가 더 공정하다는 결론을 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본 근거의 핵심은 정시를 지지하는 측의 거의 유일한 근거인 정시가 공정하다는 주장이 타당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학습의 기회와 양질의 자료 및 정보에 대한 접근이 불공정하다는 불편한 진실을 직면한 채로 정시가 공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2) 주관적이면 불공정한가?
평가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당위적 명제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평가는 정말 ‘객관적’일 수 있을까? 평가 과정에 사람이 개입하는 한 주관성은 결코 사라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평가의 주관성은 사라져서도 안되는 것이다. 평가가 ‘절대’ 주관적이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통념일 뿐이다.
모든 평가에는 기준이 있다. 이를 고려하여 평가의 주관성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두 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하나는 평가 기준에 입각한 주관성이고, 다른 하나는 임의적인 주관성이다. 수시에서 제기되는 공정성의 문제 중 하나는 입시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입학사정관 혹은 교수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개입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가자의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러한 주관성이 ‘임의적인 주관성’에 해당하는 경우이다. 지원자의 학업성취 내용과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등과 무관하게 흔히 말하는 학연, 지연, 혈연 이 쓰리(三) 연(緣)이 개입하는 경우는 분명 공정하지 않다. 그러나 기준에 입각한 주관성은 현실적이며,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입학사정관 혹은 교수자의 주관성이 개입되는 부분의 대표적인 사례는 면접이다. 십여분의 한정된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인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평가하는 것이 가능할까? 절대 불가능하다. 아무리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면접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오가는 이야기는 선택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평가자는 지원자의 대답에서 흥미가 가는 부분을 더욱 파고들어 질문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평가 기준과 무관한 주관성이 아니며 대학 혹은 교수가 바라는 인재상과 부합하는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한 과정이다. 만일 평가 과정에서 일말의 주관성이 통제된다면 평가자가 쌓아온 노하우와 신뢰는 의미가 없을 것이며, 지원자를 선발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평가에 개입되는 모든 주관성이 불공정하다는 주장은 세심하지 못한 주장이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평가자의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사실은 수시가 축소되어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정시가 확보하지 못한 평가자의 주관성은 오히려 수시의 강점이 될 수 있다.
3) ‘더 공정하다’는 표현이 가능한가?
‘정시가 수시보다 더 공정하다’ 혹은 ‘정시만큼 공정한 대입제도는 없다’ 등의 표현에서 확인할 수 있듯, 공정성의 개념이 비교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듯하다. 그러나 공정성은 기회의 공정성인지 결과의 공정성인지, 어떤 부분에서의 공정성인지 등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추상적이고 다채로운 개념이다. 그렇기 때문에 1번부터 100번까지의 체크리스트 문항에 답하여 더 높은 점수를 매길 수 있는 그런 개념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논의에서 필자는 정시가 공정하다는 것은 착각이며, 수시의 약점으로 여겨지는 평가자의 주관성은 오히려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통해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수시가 정시보다 ‘더 공정하다’는 것이 아니다. 정시와 수시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은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입시의 공정성에 대한 판단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그렇기에 공정성에 대한 논의만으로 대한민국의 입시제도의 변화 방향을 논의할 수는 없다. 대학 교육의 더욱 본질적인 속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2. 공정 너머의 교육
1) 대학의 목적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를 정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학 입시가 존재하는 이유는 대학에서 수학(修學)하기에 적합한 학생을 뽑기 위함이다. 계층이동의 사다리 역할이 대학입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임을 간과할 수는 없으나, 이는 부가적인 목적일 뿐이다. 그렇다면, 어떤 형태의 입시제도가 가장 적합한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대학에서 수학(修學)하기에 적합한 학생’을 가장 잘 선발하는 과정인지를 따져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대학에서 수학하기에 적합한 학생’이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학생을 의미하는 것인지, 그리고 대학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학에서 수학하기에 적합한 학생’은 대학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학생을 의미할 수 있다. 이 역량은 단순히 대학에 입학해서 무사히 졸업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는 수업을 충실히 듣는 것이 있고, 나아가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끝까지 학업을 잘 마치는 것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학문간 융합이 중요시되고 요구되는 사회에서 대학은 이를 잘 수행할 역량을 갖춘 학생을 뽑아야 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해내고, 이후 이들이 사회적 효용과 가치를 창출하도록 지원하는 것은 대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전공 적합성은 이러한 역량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학문 간 융합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효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이 다른 전형으로 입학한 학생들에 비해서 이러한 역량이 높음을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수시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학생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관심사를 파악하고, 학생이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각 모집단위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 김사훈(2018)의 연구에 따르면 전공적합성이 높은 집단, 전공 수업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집단, 그리고 상급학교 진학 시 전공을 유지할 의향이 높은 집단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입학한 학생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공 수업이 학생의 적성과 소질에 부합하는가에 대해서 입학전형 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으며 특히 학생부종합 전형의 경우 전공 적성적합도가 67%로 집단평균인 58%를 상회했다(김사훈, 2018: 6쪽). 이는 입학전형에서 전공을 더 세밀하게 고려하는 전형이 대학 수업에서도 적합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나 정시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수능 점수를 가지고 각 학과별 커트라인에 맞추어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매년 문과 수능 만점 학생은 서울대학교 경제·경영학과를 지원하고, 이과 수능 만점 학생은 서울대학교 의대를 지원하는 현상은 이를 방증한다.
대학이 어떤 학생을 뽑아야 하는지는 대학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좌우된다. 그리고 대학의 목적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가치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사회는 창의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대학은 이러한 인재를 양성해낼 의무가 있다. 이는 단지 학생의 취업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생이 학문을 탐구하고,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대학은 학습능력을 보여주는 단일한 지표로 학생을 선발해야 할지, 아니면 학생의 탐구심과 성장과정, 그리고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2)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성
학력주의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입시제도의 변화는 곧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입시제도를 정할 때 대한민국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교육부에서 박차를 가하는 교육 정책 중 하나가 바로 ‘고교학점제’이다. 고교학점제는 학생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실현하기 위한 일종의 제도적 장치로서, 학생에게 자율적 과목 선택권을 부여하고 과목을 이수하게 하여 누적 학점으로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이다(신윤범, 2020: 1쪽). 교육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1년까지는 학점제의 도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연구·선도학교를 운영하며 2025년에는 전국 고등학교에 완성된 형태의 고교학점제를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교육부에서는 고교학점제가 필요한 까닭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첫째,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함으로써 학생의 학습 동기와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둘째,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고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른다. 셋째, 학생 개개인의 다양성을 지원하고, 학생들을 수직적으로 서열화하지 않는다(교육부, 2020). 이는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교육의 방향이 학생들을 수직적으로 서열화하는 교육방식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특성과 관심사를 존중하고, 학생들 스스로 진로를 탐색해나갈 수 있는 자기주도적인 학습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더불어 학교교육의 전 과정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기르고자 하는 학생들의 핵심 역량은 자기관리 역량, 지식정보처리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심미적 감성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 역량으로 설계되어 있다(신윤범, 2020: 2쪽). 그렇다면 고교학점제가 나타내는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성을 잘 반영하는 입시제도는 어떤 모형이어야 할까?
정시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탐구하는 것이나 다양한 학교 생활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수능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정규 수업 시간에 수업을 하는 것보다 자습이 더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이는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정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수업을 듣기를 소홀히 하고 EBS 등 수능연계문제집을 풀기에 바쁘다.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자습을 하는 것이 대학에 진학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의도하는 역량을 증진하는 것과는 거리가 먼 학습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수시 종합 전형과 같은 경우에는 학생의 전인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평가하기 때문에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하며 자신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유리하다. 발명에 관심이 많아 특허를 여러 개 갖고 있는 일반고 전교 30등 학생, 로봇 만들기에 푹 빠진 전문계고 학생이 KAIST에 합격해 화제가 된 사례는 이를 증명한다(이원진, 2020). 또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평가에 있어서 교과점수 뿐만 아니라 다양한 비교과활동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교사는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힘쓰게 되고, 학생은 동아리 활동 및 독서활동에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단순히 문제를 푸는 능력뿐 아니라 사고하고 탐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따라서 수시는 21세기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교육적 가치와 부합하는 방식이다.
3. ‘수시’로 변화하는 대한민국 입시제도
정시든 수시든 완벽한 대학 입시전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완벽한 입시제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에 적합한 입시제도는 분명히 있다. 완벽하진 않더라도 더 적합한, 더 나은 대입 전형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필자는 무엇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21세기 대한민국이 택해야 할 전형은 정시가 아닌 수시라고 주장한다. ‘더 공정한’ 제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과 대학의 목적, 그리고 교육의 방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았을 때 수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더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하는 바이다. 수시 전형이 여전히 많은 우려점과 부작용을 안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시가 가진 교육적 가치가 크기 때문에 수시를 축소하는 것은 대학에나, 학생에게나, 국가에나 손해라고 하겠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대입 정책은 점진적으로 정시 비중을 축소하고 수시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하며, 추후 논의의 방향은 어떻게 하면 수시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시를 확대할지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김사훈, <대학 입학 전형에 따른 상급학교 전공 유지 의향, 전공 적합성, 전공 수업 만족도에 관한 연구>, 《예술인문사회융합멀티미디어논문지》 8(7), 인문사회과학기술융합학회, 2018, 225-233면.
문정주·최율, <배제의 법칙으로서의 입시제도: 사회적 계층 수준에 따른 대학 입시제도 인식 분석>, 《한국사회학》 53(3), 한국사회학회, 2019, 175-215면.
신윤범, <한국의 고교학점제 정책 동향분석>, 《동북아시아문화학회 국제학술대회 발표자료집》, 동북아시아문화학회, 2020.7., 239-243면.
오성배, <대학생의 입학전형별 학업성취 및 학교생활 분석>, 《한국교육문제연구》 34(3), 중앙대학교 한국교육문제연구소, 2016, 157-175면.
a little philosopher
- 수시 전형은 대학이 학생을 선발하는 입학전형으로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교과전형, 입학사정관 등이 참여하여 학생부 비교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종합 전형, 그리고 논술, 면접, 적성검사 등 대학별 고사로 이루어져 있는 전형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이 글에서 초점을 맞추어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종합 전형이다. 종합 전형에서는 비교과를 중심으로 교과,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종합 평가하는 전형이기에 수능 점수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정시와 대비하여 수시의 특징을 나타내기에 적절하다고 평가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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