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환경교육의 필요성

 

  과제를 위해 카페에서 책 <지구를 위한다는 착각>을 읽은 적이 있다. 종이 빨대의 텁텁한 맛과 함께 커피를 들이마시며 책을 펼쳐 들었다.

  책의 내용은 꽤나 충격적이고 신선했다. 기후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관해 각종 수치와 감정적인 행동 촉구 문구들을 이용하여 설명했을 것이란 내 예상과 달리, 사실 기후 위기는 언론에서 떠드는 것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줄 알아야 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불평등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 이 책의 요지이다. 더불어 플라스틱 빨대 줄이기 운동은 환경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까지 책을 통해 알게 된 나는 녹아내리고 있는 종이 빨대를 쳐다보며 책을 덮었다.

  왜 이런 걸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거지?

  학교에서 내가 받은 환경 교육을 생각해 보았다.

  교과서 보충설명란에 작은 글씨로 적혀 있는 환경에 관한 내용들, 재활용을 하고 자원을 아껴 써야 한다는 피상적인 문구들, 아무도 듣지 않는 특별 활동 시간에 교실 TV에 틀어진 기후 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억지로 10분 만에 겨우 반 장 써서 낸 감상문,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보다는 그림을 사랑하는 마음이 평가의 척도가 되는 환경 보호 그림 그리기 대회.

  요즈음은 굳이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아도 기후 위기가 심각한 문제라는 점은 누구나 안다. 매일같이 기후 관련 뉴스가 쏟아져 나오고, 어느 제품이나 ‘친환경’이 트렌드가 되고, 무엇보다도 기후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직접 느낄 수 있다.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여름 폭염과 겨울 한파, 없다시피 한 봄과 가을,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 정말로 기후 위기가 도래했다는 것을 몸소 체감할 수 있는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즉, 누구나 문제를 인지하고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그 이상의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기후 위기로 동물들이 고통받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동정심을 느끼지만,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난 후에는 더우면 에어컨을 틀고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이유는 아무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의 표면적인 학교 교육은 기후 위기가 심각하다는 사실만을 알려줄 뿐,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며 무엇이 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관한 논의를 끌어내지 못한다.

  문제 지적만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 이제 학교에서는 문제를 다루는 방법과 해결을 위한 길잡이, 그리고 이를 위한 새로운 사고를 제시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보다 실효적인 환경교육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탄소중립 중점학교’에서 앞으로의 환경 교육의 방향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1. 탄소중립 중점학교란?

 

  지난 3월 14일, 정부는 3월 14일 ‘2023 탄소중립 중점학교’ 40개교를 선정 및 발표하였다. 기후 및 환경 위기에 대처하는 미래세대의 역량은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2021년부터 6개의 관계부처가 학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매년 지원 학교를 확대해 왔다. 현재 2023년도 지정 중점학교 40곳은 유치원 5, 초등학교 14, 중학교 10, 고등학교 10, 특수학교 1개로 이루어져 있다.

  학교환경교육정보센터에 따르면,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미래세대에게 기후위기·환경생태 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교육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산림청, 기상청과 함께 전문분야 협업을 통해 환경교육의 선제적이고 모범적인 학교 모델을 구축하여 학교 구성원뿐만 아니라 일반 학교와 지역사회에 탄소중립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위의 설명에서 확인할 수 있는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중점학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탄소중립 실현

 

  먼저, 탄소중립이란 인간 활동에 따른 탄소량과 전 지구적 탄소량이 평형을 이뤄 대기 중 탄소 농도가 더 높아지지 않게 하는 것이다. 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심해짐에 따라 제시된 개념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배출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0’이 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교토의정서(1997년)와 파리협정(2015년)을 채택하여 노력하고 있다. 특히 파리협정은 지구 온도 상승을 2℃ 이하로 유지하고 최대한 1.5℃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이상 온도 상승 시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재해가 발생하지만, 1.5℃로 제한할 경우 그 위험이 대폭 감소한다. 1.5℃ 이내로 온도 상승을 억제하려면 최소 2050년까지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2) 기후위기·환경생태 교육의 장

 

  두 번째 키워드는 기후위기 및 환경생태 교육의 장으로서 탄소중립 중점학교가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 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하기 위해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우선 학생의 참여를 중요시한다. 학생 개개인과 환경동아리 등으로부터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탄소중립 프로그램을 개편한다.

  올해 탄소중립 중점학교로 선정된 부천여자중학교(이하 부천여중)의 사례를 살펴보자. 부천여중은 전 교과를 대상으로 다양한 학생 참여형 환경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가령 미술 시간 생태벽화 그리기, 과학 시간 나의 나무 심기 프로젝트, 체육 시간 줍깅(*줍깅 :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 활동 등 교과 활동뿐만 아니라 점심시간과 방과 후에도 나무 심기 활동, 우유팩 수거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실천적 환경 활동을 한다. 부천여중의 목표는 탄소중립의 ‘일상화’로, 탄소 중립이 가지는 의의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이에 학생과 교사를 포함한 모든 학교 구성원이 탄소 중립을 몸소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단순히 학생을 대상으로 한 환경 교육을 넘어, 선생님들 역시 커피 가루를 모아 화분에 거름 및 퇴비로 활용하는 등 학교 구성원이 모두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그야말로 탄소중립 실천의 ‘장’으로서 기능한다.

  산자연중학교(이하 산자연중)는 자연친화적이고 생태적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학생들이 자연과 상생해 나가도록 함을 목표로 한다. 이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그중 생태도감 프로젝트는 교실 속에 방울토마토, 커피나무 등 다양한 식물을 직접 기르며 생태도감을 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실 안에 작은 숲을 만들어 우리와 상생하는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기후 위기가 얼마나 다가오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탄소중립시계를 학교에 설치하여 학생들이 기후위기가 다가오는 것을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외에도 자전거발전기로 전기를 직접 만들고, 하천을 살리는 em흙공을 만드는 등 일반적인 학교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자연친화적인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3) 전문분야 협업

 

  탄소중립중점학교의 또 다른 핵심 중 하나는 미래세대의 기후 및 환경위기 대응역량을 기르기 위해 6개 관계부처가 전문분야 협업을 통해 학교의 탄소중립 실현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교육부, 농식품부, 환경부, 해수부, 산림청, 기상청이 협력하여 탄소중립중점학교를 지원하는데,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학교 및 지역사회에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

 

  마지막으로,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개별 학교를 넘어 전국의 일반학교와 지역사회에도 탄소중립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사회와 학교 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데, 각 지역의 자연생태적 기반에 대한 체험 및 탐구를 통해 탄소중립 수업 자료 및 학교-지역 환경교육 협력모델을 개발하고자 한다. 또한, 학교별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을 사례 발표 및 공유하는 협의회 및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우수 모델을 일반 학교에까지 확산 및 보급하고자 한다.

  함현고등학교(이하 함현고)는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적절하게 시행 중인 사례이다. 함현고는 탐구 시간에 환경 정책을 제안하는 수업을 실시한다. 학생들은 각자 생활 속 문제를 인식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제안하는데, 이것이 단순 수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들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환경교육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에서 해당 수업에서 나온 정책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실제로 학생들의 정책이 실현될 수 있도록 시흥시와 협력하기도 한다. 또한, 정책 제안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위해 지역사회 주민들과 토론의 장을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사례인 신탄진중학교(이하 신탄진중)는 지역사회의 인프라를 활용하여 다양한 환경교육 활동을 운영하고 있다. 신탄진중학교는 환경친화적이고 탄소중립적인 교육을 추구하는데, 이를 위해 각 교과목과 연계하여 학교 주변의 환경 관련 시설을 견학하고 추수 활동을 진행한다. 또한 교육부, 농림수산식품부, 환경부, 해양수산부, 기상청 등의 공공기관의 인프라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신탄진중은 교육적 성과를 지역사회와 공유하기도 하는데, 교내에서 열린 탄소중립 중점·중심 신규학교 공개 주간 등을 비롯해 교사와 학부모 대상 전문가 특강 등 탄소중립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 우려사항 및 개선 방향

 

  앞서 살펴본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재 탄소중립 중점학교의 시행 방식에 관해서 우려되는 부분과,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고자 한다.

 

1) 기후위기, 환경생태 교육의 장

 

  먼저 탄소중립 중점학교가 환경 교육의 장으로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자. 현재 여러 탄소중립 중점학교를 살펴보면, 탄소 중립의 ‘일상화’와 ‘체험’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가령 교실 속 숲을 통해 자연에 친화적인 일상을 만들고, 직접 전기를 생산하거나 약차티백을 만들고, 나무를 심는 등의 환경 체험을 위주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듯 학생의 참여를 위주로 하는 교육은 환경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다. 단순한 지식 습득이 아니라 몸소 느끼고 실천하는 것이 환경 교육의 가장 큰 목표이기 때문이다.

참여를 통해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문제를 온몸으로 느껴보도록 하려는 중점학교의 체험 위주 교육은 분명 지향해야 할 내용 중 하나이다. 그러나 과연 이렇게 미시적인 일상 속 경험만을 중점으로 하는 교육이 진정한 환경생태 교육의 장이라고 볼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학교는 학생들의 탄소 중립 생활의 일상화를 넘어서,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지구의 환경 문제에 대해서 볼 수 있는 체계적인 환경 교육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 문제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정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된 매우 복잡한 사회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환경 문제의 양태에 대해서 보다 전문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하여 문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각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환경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이와 관련된 쟁점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이는 이후 전문분야 협업에 관한 부분에서 보다 자세히 다룰 것이다.

 

2) 전문분야 협업

 

  현재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보다 효과적인 환경 교육을 위해 정부 6개 관계부처의 지원을 받고 있다. 가령 환경부에서는 환경교구 및 우수환경도서를 대여해주고, 해수부에서는 해양환경 이용교실, 산림청에서는 숲교육을 지원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기관과의 협력 및 지원 내용이 적절한지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체험 교실이나 도서 지원 등은 개별 학교나 지역사회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는 내용이다. 이보다는, 개개인의 학교에서 지원하기 어려운 자원을 지원해주는 것이 정부 측의 역할이다. 보다 거시적이고 체계적인 환경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을 앞서 언급했다. 이러한 교육은 개별 학교의 교사들에게 온전히 맡기기에는 매우 부담이 되는 일이며, 관련 주제에 관해 전문 교육을 받은 교사도 드물기 때문에 개별 학교에서 일상 속 체험 이상으로 체계적인 환경 교육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정부는 바로 이러한 지점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어야 한다.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는 환경 전문가를 각 학교에 지원하거나, 환경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또한, 기존 교사들에게도 보다 정확하고 실용적인 환경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매뉴얼이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3) 학교 및 지역사회에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

 

  현재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학교를 넘어선 지역사회에 탄소중립 실천 문화 확산을 목표로 다양한 지역 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정책을 실현할 수 있도록 시흥시와 협력했던 함현고의 사례에서처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위해서는 지방자지단체와의 실질적인 협력이 중요하다. 여기에 주체를 하나 더 추가하여, 각 지역의 대학들과 협업을 통한 중점학교, 지자체, 대학 세 가지의 협력 모델을 제안하는 바이다. 지역 대학을 협력의 주체로 포함한 이유는 대학이 가진 인적 자원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인적 자원에 대해 생각해보자. 우선 환경 관련 분야의 교수진이 존재한다. 그들은 기존의 교사들보다 더 전문적인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의 형태나, 교사들의 환경 교육 가이드라인 설정에 자문을 주는 형태로 활용 가능하다. 교수진이 아니더라도 대학교의 재학생 집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식 역시 존재한다. 가령 대학교의 환경 관련 동아리들은 중고등학교의 동아리에 비해 훨씬 활발하고 전문적으로 환경 운동을 주도해나갈 역량을 가지고 있다. 중점 학교의 학생들은 대학교와의 교류를 통해 대학생들에게 자문을 받고, 대학 동아리와의 협력을 통해 환경 정책이나 캠페인에 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회를 보다 많이 부여받을 수 있다.

  또한 경제적 자원은 지자체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지자체는 대학이라는 주체로 인해 보다 활성화된 중점학교와 사회와의 연결을 위해 공간 및 기회 마련, 그리고 재정 지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지자체는 중앙 정부보다 지역 특색에 맞는 구체적인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탄소 문화 확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렇게 세 가지 주체의 협력 모델은 중점학교와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보다 탄탄히 하고, 탄소중립 중점학교의 기존 목표였던 탄소 중립 실천 문화의 확산을 보다 효과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탄소중립 중점학교에 대해 살펴보고, 기존 운영방식에 있어서 우려되는 점과 개선 방향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탄소중립 중점학교는 아직 40여 곳 학교에서만 시행 중인 프로그램이고, 시작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않고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현재,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를 실천하는 학교 운영이 유의미한 시도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탄소중립 중점학교를 기점으로 앞으로 한국의 환경교육은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한국 환경교육 지향점

 

  환경교육의 최종목표는 결국 친환경적 사고방식을 가지고 미래의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환경에 관한 지식 전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탄소중립 중점학교가 유의미한 이유는 기존의 ‘수업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환경에 관련된 지식만을 표면적으로 전달하는 기존의 환경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탄소 중립이라는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도록 학교의 형태와 교육과정 자체를 탄소 중립에 맞추어 바꾸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는 그 자체로 복합적이고 불분명한 대상이기 때문에 교육 역시 한 가지 방식만으로 편협하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환경이라는 대상을 복합적인 관점에서 다층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에 기존의 학교 교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탄소중립 중점학교처럼 보다 다양하고 실천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도가 계속되어야 한다. 환경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아야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계속해서 알려주고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알긴 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무력감만을 기르는 기존의 환경 교육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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